목록문학 (39)
킹덕's 두뇌활동
추운 겨울 김이나던 오뎅처럼 더운 여름 서리끼던 콜라처럼 지나치기 어려운 사람이고 싶다 그 4분의1 이더라도 그 사람을 충만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
슬픔이 고통이 되는 밤이면 어디로든 숨고 싶어진다 밝았던 방의 불을 끄고 아주 작은 소리로 흘러 나오던 노래도 끄고 어두운 방안보다 어둡게 눈을 감고 나를 꺼본다 잠들길 바라는건 아니지만 깨지않길 바라며
국사 교과서나 문학소설에서 자주 보던 비통 이라는 단어 나 혼자만의 가벼운 슬픔을 표현할때는 안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비통이란 거룩하고 위대한 느낌을 풍긴다고 해야할까 아무 생각없이 비통을 검색해보니 "슬플 비 아플 통"이라는 뜻이더라 슬퍼서 아픔 혹은 아플정도로 슬픔 이전까지 나는 비통해본적이 없었지만 나는 오늘에 와서 비통하다 내가 느끼고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비통함이 비동통통하게 차오른다
첫눈은 아닐지라도 손바닥을 들어 눈의 온도를 확인한다 언제나와 같은 날씨임에도 눈이 올때의 날씨는 다르다 포근한 추위라고 해야할까 단순하게 눈의 생김이 솜털 같아서는 아니다 우둘두툴한 얼룩을 덮어줄것같은 하얀 적막을 내심 기다린다 매년 눈은 오지만 하얀 적막은 몇년째 오질 않는다
걷는걸 좋아한다다른 사람들이 등산 낚시 자전거라이딩 하는것 처럼 내가 살고있는 지역의 골목을 걷는다출발 지점은 우리집운동할때 쓰는 가방에 장갑 두건 손수건 물병 도시락등을 챙겨놓고내가 좋아하는 운동화 운동복을 입고 집을 나선다 내 머릿속에 있는 장소를 찾아서 떠난다어린시절 살던 동네 큰집이였던 동네혹은 지도어플을 통해 대전에 이런곳이 있었나 싶은 장소를 찍고떠난다 취미가 동네를 걷는거냐동네를 걷는데 무슨 도시락에 물통까지 챙기는거냐 라고 생각할수있지만막상 출발하면 20키로정도를 걷다가 온다시골에서 산적이 없어서 인지산에 우거진 나무 보단골목속 우거진 돌담이 좋다 그위의 일부러 심어진 감나무나감나무 그늘밑 고양이 담벽을 넘지않는 선에서 얼굴을 내미는 강아지철장같은 문틈으로 장난치는 아이들이 좋은것이다 골목..
어려본적이 있어서인지 어릴때 나의 얼굴이 어땠는지 그려 볼수있다 나이를 더 먹어본적은 없어서 더 나이먹은 나의 얼굴을 그려지지 않는다 타고난 피부는 30대까지라는 김희애씨의 대사를 들으면서 타고남 이후의 나의 얼굴을 생각해보았다 어떤 삶을 얼굴에 담고 있을것인가 활짝 웃을때 깊게 들어가는 주름을 확인해보려고 거울 앞에서 웃어보아도 어색하다 어색한 웃음 익숙한 인상 분명 피부 관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충 목위에 있는게 머리구나 하다가도 겨울의 찬바람이 얼굴이 있음을 섬세하게 훑어준다 찬바람에 얼얼해진 볼과 귀 찡한 코 손잡이라도 생길것같은 턱에 바람이 매섭게 몰아칠때의 안경 벗은 눈알.. 정말로 눈알이 시리다 이렇게 당연해서 모르던 것들을 느끼는 시간이 있다 왜 당연하게 있어주고 당연하게 의지 하던걸 알게될때는 항상 고통과 가장 가까운 시간일까 아프지 않아도 괴롭지 않아도 당연한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싶다 그럼 나는 더 행복할텐데
가을이라는 생각보다 빠른 겨울이 춥다는 생각보다는 외롭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점퍼의 지퍼를 찾다가도 올리지않은 이유는 그날은 추운게 나을거라고 생각해서이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와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김윤아 봄날은 간다 라는 노래의 내가 좋아하는 부분 봄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는데 봄보단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즈음에 많이 듣게 되는 노래다 꽃의 수명이 너무 짧다는 생각을 했었다 피우기 직전 그리고 활짝 피었을때 그 순간에만 가치가 매겨진다 서글프다 지는 꽃과 피는 꽃 둘다 아름답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