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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덕 2017. 11. 20. 11:05

걷는걸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이 등산 낚시 자전거라이딩 하는것 처럼 

내가 살고있는 지역의 골목을 걷는다

출발 지점은 우리집

운동할때 쓰는 가방에 장갑 두건 손수건 물병 도시락등을 챙겨놓고

내가 좋아하는 운동화 운동복을 입고 집을 나선다


내 머릿속에 있는 장소를 찾아서 떠난다

어린시절 살던 동네 큰집이였던 동네

혹은 지도어플을 통해 대전에 이런곳이 있었나 싶은 장소를 찍고

떠난다


취미가 동네를 걷는거냐

동네를 걷는데 무슨 

도시락에 물통까지 챙기는거냐 라고 생각할수있지만

막상 출발하면 20키로정도를 걷다가 온다

시골에서 산적이 없어서 인지

산에 우거진 나무 보단

골목속 우거진 돌담이 좋다 그위의 일부러 심어진 감나무나

감나무 그늘밑 고양이 담벽을 넘지않는 선에서 얼굴을 내미는 강아지

철장같은 문틈으로 장난치는 아이들이 좋은것이다


골목의 고양이나 강아지들이 펫숍 아크릴속 깐난쟁이들 보다 좋다

여유가 있어보여서일까

어쩌다 처음 보는 고양이나 강아지가 나를 반겨줄때면 흔쾌히 나의 도시락을 까놓고

도시락을 나눈다

골목의 꼬맹이들이 나의 도시락에 관심을 보일때면 한쪽을 떼어준다

물론 범죄자에 무서운 사람으로 보고 피할때도 있지만

신경쓰지않는다

나는 자유로우니까


듣고 싶은 노래가 떠오르면 얼른 노래를 듣고 듣고 싶은 노래가 없으면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걷는 소리를 듣는다


바쁜 소리는 싫기 때문에 차도를 피해서 골목으로 들어간다

골목이 좋다


나를 모르는 내가 모르는 걸음이 좋은것이다


가끔은 다녀보지않은 대학을 가기도 하고

가끔은 살아보지않은 주거지를 가기도 하고


처음 가보는 동네 수퍼에 들어가 동네사람인냥

음료수를 골라 시원하게 마시거나

인사를 건내어 본다


초등학교가 보이면 들어가 스탠드에 앉는다

흙 먼지 모래를 손끝으로 느껴본다

곱게 마른 황금빛 운동장


학교옥상과 맞닿아있는 평소보다 넓어보이는 하늘

그리고 그밑의 시계를 물끄럼이 본다

학교 종이 울리길 기다려본다


누워보고싶지만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수있으니

땀이 식으면 일어난다


멋있는 취미는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나의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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