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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활동/-일상

삼겹살예찬

킹덕 2018. 7. 23. 14:08
1cm이상되는 약간 두꺼운 삼겹살을 뜨겁게 달군 불판위에 올린다 
치지익ㅡ 듣기 좋은 소리 
그전까지 뭐라고 떠들었는지 잊고 불판위 삼겹살을 응시한다 
다시금 앞사람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꺼내지만 마음속은 지글거리는 불판위 삼겹살의 바닥의 상태만 생각하고 있다 
삼겹살 위 육즙이 올라오면 하던 이야기를 끊고 삼겹살을 뒤집어 준다 
다시금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앞사람과 의미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삼겹살의 앞뒤가 노릇해지기 전에는 자르지 말고 기다리자는 다짐을 마음속으로 하며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다
 "뒤집는게 늦었나" 라는 생각이 들때가 삼겹살을 자르는 타이밍이다 삼겹살을 자르며 단면의 상태를 확인한다 
이때 삼겹살 단면의 붉은 기운이 옅고 육즙이 주륵주륵 나오면 성공이다 
너무 익으면 부드러움을 위해 선택한 삼겹살의 지방을 버리게 되고 덜 익으면 고기의 식감이 너무 물러진다 
자른 순서를 기억해 삽겹살 컷팅이 끝나면 바로 처음 자른 녀석을 집는다 
자르는 동안 삼겹살은 완성된다 쌈은 청상추위에 깻잎을 올린다 
쌈채소를 안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두꺼운 고기에 아삭이는 쌈채소를 사랑한다 
두꺼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삼겹살을 올리고 파채 조금에 마늘을 쌈장에 찍어 쌈을 싸먹는다 
고기를 앞뒤로 뒤집었을 타이밍에 시킨 소주 한잔을 다른 한손에 들고 쌈을 먹는다
잘 씹어서 양쪽볼에 적절히 옮기고 가운데 혓바닥으로 소주를 흘려 보낸다 
씁쓰름한 맛을 평소에는 좋아하지 않지만 이때만큼은 오케이다 
꿀꺽 하고 넘김과 동시에 양볼에 밀어둔 삼겹살쌈을 다시 씹는다 씁쓰름한 소주가 입맛을 한층 끌어올려 삼겹살의 맛을 완성시킨다..

저녁엔 삼겹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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