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덕's 두뇌활동

친구이야기 본문

창작활동/-일상

친구이야기

킹덕 2022. 5. 29. 12:58

초등학교때 나는 몰랐지만 내가 살던 동네는 당시의 시대를 고려하더라도 못사는 동네였다고 한다.

초등학교때 한 접시에 500원 하던 떡볶이가 같은 시기 다른 동네에서는 컵볶이라며 한컵에 300원에 판매중이였으며

핫도그는 300원이던게 천원정도했었다.

초등학교때 급식비 낼 형편이 안되는 친구들 손들라고하면 한반에 30명 정도되던 우리반 친구들중 절반정도가 손을 들었고 아침 조회시간 전체를 할애하여 급식지원 접수를 받았었다.

점심 급식이 끝나고 남은 흔히 생각하는 맛없는 반찬을 식기비늘에 정성껏 싸서 하교길에 들고가던 친구들의 모습도 흔했다. 

그 중에서도 정말 집이 힘들었던 친구가 기억난다.

그 친구의 집은 2층짜리 주택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 외벽쪽으로 초등학생이였던 나의 몸을 45도로 돌려야 들어갈수있는 쪽방에서 살았다.

디테일한 가족 구성은 모르겠지만 일주일에 한번정도 방문하시는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내 친구와 여동생이 전부였다. 당연하지만 나는 그 친구의 부모님은 뵌적이 없고 친구와 여동생뿐인 집에 두번정도 방문을 했었다. 

평소 접점도 없이 지내던 친구였지만 방과후 활동식의 양궁부에 들어가서 알게되었고 그 친구를 기피하는 다른 친구들 때문에 친구는 나에게 접근할때 여간 조심스러웠었던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런 친구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밝은척을 하며 친구 집에 놀러갔고 밝은 대낮에 깊게 어두웠던 친구의 단칸방 집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주는 긴장감에 굳어졌다.

어린 여동생이 덮고잇던 이불이나 가전 가구들은 할머니집의 느낌을 주었고 무언가 시도하기에 부족한 공간이 주는 답답함에 앉는 자세조차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었다.

친구는 조심스레 자신이 내어줄수있는 음식들을 내어왔다. 고추장에 비빈 밥과 전날 급식에서 봤던 몇가지의 반찬들과 보리차의 향이 희미해진 노란 식수등 밥을 맛있게 먹고 잘나오지 않는 tv를 보며 친구는 과일을 깎아주었다. 그 나이대의 친구들보다 섬세하게 과일을 깎아주고 그걸 먹으며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부모님이 트럭으로 과일 장사를 하신다는 것, 동생은 학교에 가야하는데 아직 못갔다는 것,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게임기가 없는 자신을 친구들이 따돌린다는 점 등을 이야기했다.

나는 당시 초등학교와는 거리가 떨어진곳에서 살고있었고 친구에게 언젠가 놀러오면 컴퓨터와 게임기를 시켜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걸어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고 그 친구가 설마 우리집에 올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떄문에 말했던건데 친구는 다음주 주말에 1시간이 넘게 걸어서 우리집에 왔다. 당시에는 휴대폰도 없었고 친구는 우리집에 와본적도 없었다. 내가 말하는 집 주소를 열심히 적어서 그 주소를 물어물어 놀러온것이다.

그 친구의 손을 꼭 잡고 따라나선 여동생은 탈진 직전의 상태였고 까맣게 타버린 친구는 행복하게 웃으며 우리집 벨을 눌렀다. 나야 어차피 친구들이 멀리살고 심심하던 터라 친구를 반기며 컴퓨터 게임, 여러가지 방송이 나오던 당시의 흔치않던 케이블tv방송과 약속했던 오락기를 시켜주었다. 여동생 역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거 같고 그 친구는 그렇게 몇주에 한번씩 나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전까지 그 힘든 길을 걸어서 우리집에 방문했었다.

그 친구에게 그 몇시간이나 되던 그 길은 무슨 의미였을까. 꼭 나를 만나기 때문은 아니였겠지만 나는 그 친구에게 그렇게 가치있는 사람인걸까 라는 생각을 이제와서 해본다.

당시 철없던 나는 당연히 그 친구가 그렇게 재밌지 않았고 나의 것을 나눈다기보다는 나의것을 자랑하기 급급했던거 같다.

질려서 재미없다고 느끼던 오락기도 그 친구가 열중해서 하고있으면 옆에가서 내가 발견한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나의 실력을 보여주기위해 실력 자랑을 했다.

대단치못했던 것들을 큰 선심쓰듯 한번씩 내어주던 그날의 내가 괴씸하다..

어제 오늘 니가 참 생각나는구나.. 친구야 잘지내라

'창작활동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한삶  (0) 2022.06.18
"해줘도 욕먹을거 같으면 안해주고 욕먹을래"  (0) 2022.06.11
친구가 자신은 개라고 했다.  (0) 2022.05.17
  (0) 2022.04.25
말썽피우지마  (0) 202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