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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아버지 이야기

킹덕 2021. 7. 12. 23:29

 할아버지는 6.25때 남한으로 내려오셨고 지금의 자운대에 자리를 잡으셨다. 얼마나 가난한 삶을 살았는지 아버지께서는 입을 줄이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는 형을 보고도 못본척 하라는 증조할머니의 말씀 때문에 버스정류장까지 뛰어가놓고 큰아빠를 부르지 못했던 기억에 지금도 눈물짓곤하신다 그토록 힘들어서 인지 아버지는 그때를 추억이 아닌 기억으로도 입밖에 내지 않으신다

 나와 할아버지는 정말 너무 많이 닮았다고 한다 사진을 들고 이리저리 뜯어 보고 생각해봐도 나는 나와 할아버지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고 가끔 내게서 빛춰지는 어떤 모습에 할아버지를 찾아내신 아버지께서는 나에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 내가 보고싶어 제주도로 오는 비행기표를 사서 보내셨던 얘기를 꺼내곤 하신다

 당시 막 자리를 잡아 아둥바둥 삶을 이어나가시던 아버지는 제주도에 계신 할아버지께 나를 보여줄 수 기회를 못잡고 계셨고 할아버지는 직접 제주도로 나를 부르기위한 비행기표를 사서 보내셨다 나를 제외한 우리 가족들이 믿고계시는 부처님께선 어떤 생각이셨는지 내가 제주도에 가기전 할아버지를 부르셨고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가 보낸 비행기표를 이용해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뤘다 

 언젠가 나는 삶을 잃어가고 있었다 무엇이 보이든 무엇이 들리든 신경쓰지 않았고 나는 나 스스로에게 멀어지고 있었다 어느날인가에는 아버지가 나에게 둘이서 자전거를 타자고 하셨다 귀찮았지만 무슨 생각이들었는지 아버지와 둘이 자전거를 타고 대청댐으로 향했다 아무런 생각을 않해도될 정도로 더웠으며 힘들였다 아버지와 대화를 하기 힘들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어쩌면 아버지가 지치길 바라며 묵묵하게 자전거를 탔던거 같다 돌아오기전 아버지와 식사를 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는 할아버지 얘기를 해주셨다

가난 하던 그 시절 아무것도 줄게 없었던 할아버지와 아무것도 없는 현실에 무너지던 아버지에게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말씀이란다 "고통이 너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네가 그 고통을 붙잡고 있는 것 이다." 

그리곤 아버지는 내가 무너지게 힘들때면 조용히 오셔서 몇번이고 되뇌셨다.

"고통이 너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네가 그 고통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조용히 넓게 울리듯 나에게 스며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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